오늘은 오래간만에 혼자 그라운드 시소 서촌의 어노니머스 프로젝트 전시회를 보러 왔다.
사실 나는 그동안 전시회는 몇 개 가봤어도 사진전은 처음이었는데
예상외로 너무너무 좋았기에 추천 후기를 써보려고 한다.
위치 :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6길 18-8
전시명 : 어노니머스 프로젝트
입장료 : 15,000원
전시기간 : ~2023. 06. 06
입장시간 : 10시 ~ 19시
어노니머스 프로젝트는 디렉터 리 슐만이 수집한
80만 장의 컬러 필름 슬라이드 컬렉션이라고 한다.
프로젝트는 이름에 맞게 전국 각지에서 익명으로 보내온 필름들을 직접 선정해
전시되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디렉터인 리 슐만이 보여주는 시선이 아닌,
일상에서 우리가 흔히 경험할 수 있는 그런 순간들이 사진에 담겨있다.
전시회는 2층부터 4층까지 층마다 주제에 맞게 사진들이 걸려있다.
처음에는 사진전이라서 지루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그냥 보고 있는데 계속 웃음이 나서 지루하지도 않았다.
사진 속 인물들의 행복에 동화라도 되는 건지 그냥 보는 내내 너무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중간에 한 두어 개 정도 이렇게 공간이나 조형물로 꾸며놓는 게 있었는데
사진 하고도 잘 어우러져서 재밌었다.
특히 마지막에 있는 것처럼 LP판 콘셉트로 사진을 걸어두는 방식은 너무 참신하고 좋아서
나중에 나도 맘에 드는 사진이 있으면 저렇게 집에 꾸며놔도 좋을 것 같았다.
이 중 가장 재밌었던 건 아무래도 저 조그만 모래무덤이 아닐지... ㅎㅎ
내가 보면서 좋다고 생각했던 점을 몇 가지 뽑아보자면
1. 구역/섹션별로 주제와 어울리는 음악을 틀어줘서 좋았다.
어떤 감정을 보여주고 싶은지, 어떤 주제를 말하고 싶은지 최대한 모든 감각을 활용할 수 있는 게 잘 와닿기 때문에.
그리고 나중에 기억에도 더 잘 남는 것 같음!
2. 우울한 사진, 슬픈 사진, 우는 사진 등등이 없었다.
물론 그것들도 사람의 감정이긴 하지만 요즘같이 전체적으로 사는 게 팍팍할 땐 동화되는 게 좀 힘들잖아요..?
3. 사진은 기술이 필요한 게 아니라 사진을 찍는 사람과 찍히는 사람의 관계가 중요하다는 말이 맨 처음에 있었는데
그 주제가 명확히 느껴지는 전시회도 오랜만이었다.
보면서 끝없이 느낀 건 결국 피사체에는 찍는 사람의 애정이 담긴다는 것
전시회를 보니까 나도 필카사서 뭐가 됐든 많이 많이 찍고 다니고 싶다.
내 얼굴이 어떻게 찍히는지 같은 거 신경 안 쓰고!
보정 없는 남의 얼굴은 너무나도 예뻐 보이는데 정작 내 얼굴은 왜 이리도 신경 쓰일까?
정말 물리쳐야 한다 이런 나쁜 습관..
전시회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주말이나 평일에 시간 날 때 꼭 들려보셨으면 좋겠다.
참고로 주차자리는 따로 없고 나는 딱 1시에 들어갔는데
다 보고 2시쯤 나오니까 사람이 조금씩 많아지기 시작해서
아예 오전에 가거나 너무 늦지 않게 들어가는 게 붐비지 않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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