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만 하면 ‘을’이 되는 이들에게
애착 유형 심리학이 건네는 마음 처방
‘연애의 과학’이라고 할 성인의 낭만적 애착 이론에 따르면,
우리가 영유아기에 관계 맺는 방식에서 생겨난 애착 유형은 성인이 되어서도 타인과의 관계에 영향을 미친다.
그중에서도 관심과 애정을 갈구하는 불안형과 이를 거부하는 회피형은 겉으로는 정반대처럼 보이지만,
실은 둘 다 상처 입은 영혼들이다.
그리고 그 상처는 지금 눈앞에 있는 연인 때문이 아니라,
어린 시절 양육자와의 관계에서부터 생겨난 것일 수 있다.
현재의 인간관계, 연애 고민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애착 패턴과
그 원인이 되는 과거의 상처를 알아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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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 책을 읽게 된 건 친구랑 저녁을 먹던 중에 나누게 된 '애착 유형'에 관한 얘기로부터 시작됐다.
애착 유형? 전에도 들었던 얘기이긴 하지만,
나와는 크게 상관 없으리라 느껴졌다.
왜냐면 나는 일단 누군가를 좋아해서 불안하거나 누군가를 놓치기 불안할 정도로 좋아해 본 적이
전무후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책을 읽고 나서는 완전히 생각이 달라졌다.
이 책은 단순히 '애정관계'를 기반으로만 읽을 책은 아니다.
나처럼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 공기가 되어 사라지고 싶다거나
아예 투명인간처럼 변해 아무도 나를 보지 못하게 하고 싶을 정도로 회피하고 싶은 충동이 이는 사람들,
어떤 특정한 행동 혹은 말에 불안을 느끼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든 읽어도 좋을 책이다.
그러니까 주된 애착 유형은 결국 영유아기인 0~3세때 부모님과,
혹은 주양육자와의 관계에서 형성된다는 것이다.
돌이켜보면 우리 부모님은 정말 무뚝뚝했고 나에게 안정적으로 일관된 애정을 주지는 못했다.
물론 그것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하는지는 나는 잘 모르지만
아무튼 힘들거라는 것은 대충 상상이 간다.
나는 공포회피형을 애착유형 검사에서 진단받았다.
그러니까 누군가 나와 가까워지려고 하면 회피하고,
나와 멀어지려고 하면 불안해하는 유형이라고 한다.
항상 이를 이론으로 정립해온 적이 없을 뿐이지
의식적으로는 알고 있던 부분이긴 하다.
뒤돌아보면 이십대 후반에서부터 3년 정도는 내내 나에 대해 '제대로' 알아가는 시간이었는데,
그 시간들을 지나 방점을 찍듯이 이 책을 읽게 된 것 같다.
내가 생각하는 나와 진짜의 나 사이 괴리에서 얼마나 많은 모순을 겪었는지..!
그리고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이렇게 내 안에 있는 불안함과 회피성,
나약함과 외로움 등등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된 것 같다.
그것부터가 이미 나 자신이 나아가는데 반은 성공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말로 이 책을 나는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한 번씩은 추천하고 다녔다.
가족들한테는 책을 꼭 보라고 돌리기까지 했다.
(물론 읽은 것 같지는 않지만.. 언젠가는 읽겠지라는 기대만 하고 있다. ㄱ-)
또 한 친구는 직접 구매한 뒤 이번 달안으로 완독을 하겠다고 했는데
꼭 읽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이 책은 특히 요즘 같은 시대에는 더 필수적인 책이 아닌가 싶다.
미디어에서는 자극적인 기사가 연일 쏟아지고 그것도 모자라 하루가 멀다 하고
그 터무니없는 이유들과 그 사람들이 보이는 충동성이 심해져 간다.
우리는 거부당하는 법에 익숙해졌거나,
익숙해지지 못했거나 둘 중 하나다.
하지만 거부는 거부일 뿐이고 끝난 인연은 끝났을 뿐이며
정말 인연이라면 그것은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이처럼 우리의 삶은 연속적으로 계속된다.
항상 이 점을 기억하고 살면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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